[미 서부 여행 1~3일차] 샌프란시스코

2012.12.21 

 

테크 트랙을 마치고 오후 5시부터 시작되기로 했던 우리의 서부 여행은 Jenny의 시카고발-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가 무려 6시간 반 지연되는 바람에 하루를 그냥 날리고 말았다 ㅠ.ㅠ 당초 내가 끝나는 시간과 Jenny의 도착 시간을 감안하여 호텔 예약을 Jenny의 이름으로 해 놓는 등 나름 고민을 많이 해서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놓은 것이었는데, 오히려 Jenny가 도착하기 전까진 나는 어디 발 붙일 곳 없이 떠도는 신세;;

이날따라 샌프란시스코에는 하루종일 폭우가 내려서 어딜 나다니기도 애매한 상황인데다가 짐도 많고 해서, 트랙을 함께 했던 일행 중 샌프란시스코에 남기로 한 분들의 호텔 방에 잠시 신세 좀 지다가 저녁까지 그들과 같이 먹고 공항에 도착하니 밤 11시 30분. 그제야 도착한 Jenny와 극적 상봉 후 호텔에 도착하니 새벽 1시가 조금 넘은 시각. 이처럼 샌프란시스코의 첫 인상은 춥고, 힘들고, 비가 죽도록 온다는 것이었다.

 

 

2012.12.22

 

아침에 일어나니 다행히도 날씨가 맑다! 원래 하루종일 비 예보였는데, 이게 왠일인가!!

전날의 피로고 뭐고, "샌프란시스코"에 왔으니 여행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아침 일찍부터 챙겨서 길을 나선다. 우리가 프라이스 라인에서 극적인 딜을 잡은 Sheraton 호텔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인 Fisherman's Wharf 바로 근처에 있어서 걸어서 5분이면 유명한 곳들을 다 둘러볼 수 있었다.

[알카트라즈 섬]

 

드디어 여행의 시작이구나 하는 설렘을 안고 호텔을 나와 약간 걸으니 눈 앞에 바다가 펼쳐 진다. 옆에서 갈매기가 날고, 사람들이 부둣가를 따라 평화롭게 산책하고, 시카고와는 너무도 다른 풍경에 또 다른 외국에 온 것 같다. 이것이 바로 외국이구나....하는 순간, 바로 뒤에서 들리는 '한국말' 목소리: "야 저거 XXX 아냐??"

귀를 의심하면서 뒤를 돌아보니, 예전 부서에서 같이 일하던 과장님 한분이 가족 여행을 오신 것. 우연치곤 너무 신기하기도 했고, 너무 오랜만이라 반가웠다. 역시 샌프란시스코는 관광의 요지...그 중에서도 한국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관광지라는 말이 생각났다.

 

조금 더 걸어가니 Pier 39. 바다 사자들이 와서 쉬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들끼리 떠들고, 장난치고, 몸싸움하고, 토하고(;;) 하는 모습에 한참 보고 있어도 재미 있었다 ㅋㅋ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이라는 전차. 오후 느즈막히 갔더니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전차 타는 곳 바로 옆에 있던 Ghirardelli Square. 유명 초콜렛 브랜드인 기라델리에서 만든 것 같은데, 각종 초콜렛과 기념품 샵들이 둘러쳐진 광장 같은 곳이었다. 유럽풍 건물들이 많아서 관광 명소가 된 곳. 성탄절을 앞두고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저녁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일하고 계시는 형님 한분을 만나 저녁도 얻어 먹고, 그분이 새로 뽑으신 승용차로 여기저기 구경시켜 주시는 호강을 누렸다. ㅋㅋ

 

Bay Bridge 중간에 있는 Treasure Island에서 찍은 사진. 왼쪽에 다리가 Bay Bridge이고, 오른쪽에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이 보인다. 야경이 참 멋있었는데, 너무 어둡고 비가 와서 사진을 많이 건지진 못했다.

그 유명한 Golden Gate Bridge(금문교)를 광속 질주~!!!

(사실은 새 차라 상당히 조심조심 운전하셨는데, 사진은 마치 광속 질주처럼 나왔다 ㅋㅋ)

 

 

2012.12.23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우리가 앞으로 약 1주일간 이용할 렌트카를 픽업하고 샌프란시스코를 운전하기 시작하였다. 교통 규제나 표지판 같은 건 시카고랑 비슷해서 그리 어렵진 않았는데, 길은 좀 더 복잡한 느낌이었다. 게다가 언덕 길이 많고, 중간중간 전차 등등이 지나가는 길하고 섞였다 나뉘었다 하기도 해서 좀 헤깔리기도 하고...@.@

차이나타운에 갔다가 너무 복잡하고 차 세울 곳도 없어서 근처에 있는 재팬 타운에 가 봤다. (왠지 동양 음식이 너무 먹고 싶었다;;)

여기는 재팬 타운 한복판에 있는 재팬 센터라는 건물인데, 상당히 일본스러운 분위기로 깔끔하고 세련되게 잘 꾸며져 있었다. 각종 일본식 레스토랑, 바, 생활용품점, 빵집, 서점 등등이 모여 있었고, 그 안에서는 일본어가 많이 들렸다. 일본 사람들이 많이 보였지만, 한국, 중국 사람들도 많이 보였고, 서양 사람들에게도 상당히 신기한 곳인 모양이었다.

무엇보다도 밖엔 비가 많이 와서, 일단 실내인 점이 매우 좋았다 ㅋㅋ

 

오~! 일본스러운 트리~!!

 

오~! 일본스러운 사누끼~!!

 

오~! 일본스러운 다리~!!

 

오~! 일본스러운~!! 이 아니고ㅋ 한국 식당도 그 안에 있었다 ~!!

 

다음 행선지는 Ferry Building.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관광지인 동시에, 그 유명한 Blue Bottle coffee가 있다기에, 커피 좋아하는 Jenny의 적극 추천에 그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실내에서 구경할 수 있는 점도 맘에 들었다 ㅋㅋ (하루 종일 비가 너무 많이 왔다)

 

별 기대를 안하고 왔는데, 의외로 정말 구경할 것도 많고 재미 있는 곳이었다. 전형적인 미국 같지도 않고, 약간 유럽 같은 분위기. 신기한 것도 많이 팔고, 먹을 곳도 많았다. 휴일인데다 비가 오니 사람들도 엄청 많았다.

 

Ferry Building에 들어가자마자 정말 뭔가 썩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이건 마치 누가 토했거나 방뇨한 것을 오래 방치한 듯한 냄새. 너무너무 불쾌해서 정신이 혼미해 지고, 코를 열어둔 채로는 도저히 걷기 힘들 정도였는데, 딱 옆을 보니, 이렇게 치즈를 시식까지 해 가며 팔고 있었다. 공공장소에서 이러시면 어떡하냐고 따지려다 참았다. 냄새의 강도로 봐서, 정말 유럽식의 오리지날 치즈인 것 같았다. (여기 사람들한텐 인기가 가장 많은 곳이었다.)

 

 

다음 행선지로는, 오클랜드로 차를 타고 넘어가서 예전부터 가 보고 싶었던 UC Berkeley에 가 봤다. 캠퍼스는 멋있고 좋았는데, 주변 분위기는 좀 삭막해 보였다. 비도 오고 우중충해서 사진은 생략했다.

 

이렇게 샌프란시스코 여행의 마지막 날을 마감했다. 예전에 한여름에 왔을 때도 너무 추워 했던 곳이었는데, 한겨울에 오니 역시나 추웠다. 날씨 좋을 때 보면 멋진 곳들이 참 많을텐데, 있는 내내 비만 와서 매우 아쉬운 여행이었다. 내일부터는 차를 타고 남쪽으로 이동이다.

 

By Ste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