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ve's Story/미서부 여행

[미 서부 여행 6~8일차] 로스앤젤레스, 유니버셜 스튜디오

시카고 커플 2020. 2. 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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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6 

 

LA는 2005년에 와서 친한 형네 집에 약 2주 머물면서 두루두루 다녀 봤기에 별로 신기할 건 많지 않았다. 게다가 시카고에 살다 오니, 더더욱 미국 문화로서 LA가 신기할 건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우리는 이번 LA 여행의 컨셉을 고향을 느껴 보는 것으로 잡았다.

과연 LA의 코리아 타운은 시카고의 그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다양했다. 사실 시카고에는 딱히 코리아 타운이라고 부를 만한 곳도 없으니... LA의 코리아 타운은 단순한 음식점 뿐만 아니라, 까페, 베이커리, 병원, 변호사/세무사 사무소, 인쇄소, 미용실 등등 한국말 간판으로 도배되어 있었고, 한국말만으로 사는데 지장이 없어 보였다. 예전에 왔을 때보다도 더욱 커진 것처럼 보였다.

낮에는 Camarillo 아웃렛에 가서 간단한(?) 쇼핑을 하고, 저녁 때는 2005년에 함께 한 그 형님과 대학 후배, 중학교 때 친구 등의 이상한 조합으로 다 같이 만나 코리아 타운에서 한국식 회를 먹었다. 이거야 말로 시카고에선 먹기 힘든 조합. 한국식 회+소주+매운탕~!!! @.@

시카고에도 일본식 스시집이 많은 만큼, 회는 있지만, 아무래도 내륙이라 그런지 싱싱하지가 않고, 이런 식의 한국식의 두툼하고 쫄깃한 회는 어디에서도 먹을 수 없다. (집에서 직접 회쳐 먹지 않는 한;;;) 간만에 먹은 회가 너무 맛있었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라 너무 반가웠다. (먹는 데 집중하느라 사진은 없음;;)

 

 

2012.12.27

 

오늘은 유니버셜 스튜디오 가는 날.

예전 LA 여행 중에서도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서, 이번 여행에도 꼭 다시 한번 가 보고 싶었기에 기대감이 컸다. ㅋㅋ

나름 26일에 가면 25일에 놀고 하루 더 휴가내는 사람들 때문에 사람들 많을 것 같아서, 평일에 간답시고 27일에 간건데, 차들도 너무 많고, 사람도 너무 많았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초입에서부터 주차하는 데에만 거의 30분 넘게 걸린 듯 하다. 역시 이 나라는 연말에는 그냥 쭈욱 쉬나보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상징인 조형물 앞에서...

 

 


마침 크리스마스 직후라, 아직 성탄절 분위기의 장식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그린치 영화의 모티브에서 나온 구부정하게 휘어진 대형 트리가 인상적이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왔으니, 탈 것들을 좀 타야 겠는데, 너무 사람이 많아서 2~3개 정도만 전략적으로 택해야 할 것 같았다. 무엇을 탈지 고민하다가, 일단 관람차를 타고 실제 영화와 드라마 등을 촬영하는 스튜디오를 도는 Studio Tour를 먼저 하기로 했다.

40분 대기하면 된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1시간 이상 줄 서서 기다린 끝에 탑승한 Studio Tour.

1930년대 뉴욕 분위기의 세트장이라고 한다.


킹콩 4D 들어가는 입구. 이제 킹콩이 등장할 것이라는 암시같다. 우리가 탄 관람차와 똑같은 차가 찌그러져 있다. ㅋㅋㅋ

2005년에 왔을 땐, 실제로 집체 만한 킹콩이 나타나서 관람차를 막 흔들고 했었는데, 2008년에 여기에서 화재가 발생해서, 그 킹콩이 다 타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그 후에 4D로 다시 만들었다고 하는데, 거대한 극장에 관람차가 들어가서 한편의 짧은 4D 영화를 보는 셈이었다. 물론 잘 만들긴 했는데, 예전에 실제로 눈 앞에 거대한 킹콩이 나타나던 감동보단 못했다.


중간에 가다보니, 마른 하늘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우리가 탄 버스 바로 옆에서 홍수가 난다. 마치 우리를 덮칠 것 같은 물살이 바로 옆까지 오는데, 꽤 실감 났다. 집들도 물에 잠기고 난리...

 


이 곳은 실제로 '위기의 주부들 (Desperate Housewives)' 이라는 인기 많은 드라마를 촬영한 곳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 드라마를 안 봐서 잘 모르지만, Jenny를 비롯한 많은 관광객들이 너무 좋아했다. ㅋㅋ

 

영화 '싸이코' 세트장. 우리가 지나갈 때 저 남자 (배우)가 시체 같이 생긴 걸 집에서 들고 나와서 차 트렁크에 싣는다. 그리곤 갑자기 우리쪽을 보더니 품에서 칼을 꺼내고 무섭게 쫓아온다!! @.@

이 곳이 Studio Tour의 하이라이트인데, 실제 '우주전쟁' 이라는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를 찍은 세트장이다. 영화에서 주인공 가족이 아침에 일어나 보니, 자신이 살던 마을에 보잉 747 여객기가 떨어져서 완전 초토화 되어 있는 장면이었다. 저 비행기 잔재들은 실제로 747기를 이리로 옮겨 와서 하나하나 뜯어서 저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하니, 할리우드의 엄청난 스케일과 제작비를 실감할 수 있다.

 

사실 이것은 2005년에 왔을 때 처음 보고 엄청 감탄했던 곳이라, 감흥이 예전같진 않았다. 당시에 마침 우주전쟁이 2005년 개봉한 영화이기도 해서 최신 영화의 세트장을 보는 큰 감동이 있었다 ㅋㅋ

마치 지금 막 떨어진 것처럼 연기가 계속 나고 있었다.

 

Studio Tour에서 줄 서는 시간과 실제 타는 시간을 합쳐 거의 3시간을 보내고 나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우리는 Simpson Ride를 타기로 하였다. 나도 너무 좋아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The Simpson's 만화를 모티브로 만든 4D riding이었는데, 생각보다 재미 있었다.

저런 입처럼 되어 있는 곳이 입구이다. 저 입 속으로 들어간다.

 

Simpson 만화의 주인공 둘이서 관광객들과 사진도 찍어준다.

 내부에서 기다리는 내내 Simpson 만화를 틀어줘서 관광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함과 동시에, 마치 우리가 그 만화 속으로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실제 Riding과도 연관된 내용이라, 미리 내용을 좀 알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Riding은 의자 같은 곳에 앉아서 4D 영화를 보면서 의자가 움직이는 형태였는데, 상당히 잘 만들어서, 마치 롤러 코스터에 실제 앉아 있는 듯 했다.

개인적으로 유니버셜 스튜디오 전체에서 제일 타고 싶었던 트랜스포머~!!

최근에 새로 생긴 거라, 사람이 가장 많았다. 입구에서 '지금부터 2시간' 기다리라는 싸인을 보고 바로 포기했다. 아무리 재미 있어도 2시간은 너무 하잖아...ㅠ.ㅠ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제일 먼저 와서 줄 서야 겠다.

바로 앞에서 옵티머스 프라임 (위 사진)과 범블비 (아래 사진) 들이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어 준다. 저들은 무슨 옷을 입은 것도 아니고 뭘 뒤집어 쓴건지, 정말 실감났다. 저렇게 분장하고도 걸어 다니는 게 신기했고, 하는 행동마저도 로봇 같았다.

저녁 땐 UCLA에서 MBA 하고 계시는 분들과 만나서, 그 유명한 Redondo Beach의 '한국횟집'을 찾았다. 한국식 게찜과 매운탕을 먹으면서 다시 한번 LA의 한식 맛에 감탄하는 순간이었다. ㅋㅋ

 

2012.12.28

 

오늘은 LA에 와서도 그간 '바빠서(?)' 못 가본 그 유명한 산타 모니카 해변, 베벌리 힐즈, 할리우드를 잠깐씩 보고 바로 라스베가스로 떠나는 일정이다.

산타모니카로 가는 해변길...너무도 멋있었다.

여기가 Santa Monica Beach 입구인 것 같은데, 시간 관계상 해변에 들어가 보진 않고, 바로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유명 연예인들 및 부자들이 많이 산다는 Beverly Hills. 이렇게 초입에 커다랗게 간판도 만들어 놨다. 서울로 치면 '강남구' 이렇게 크게 써 놓은 셈. ㅋㅋ

집들은 하도 가려져 있어서 사진을 별로 건진 게 없는데, 정말 인상적이었던 건, 도로 양 옆에 야자수들이 가로수로 쭈욱 서 있던 모습이었다.

 

할리우드는 보는둥 마는둥 하고, 배가 고파진 우리는 다시 코리아 타운을 찾았다. LA에는 있으나, 시카고에는 없는 스쿨 푸드에서 밥 먹고, 파리 바게트에서 빵을 사면서, 마치 오랜만에 찾은 고향 땅을 떠나는 듯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라스베가스로 향했다.

거의 5시간동안 Jenny와 번갈아 가면서 이처럼 볼품 없는 사막을 계속 운전해 갔다.

가끔씩 이런 볼만한 돌산 같은게 나와주긴 했지만, 그래도 지루한 사막을 계속 가다보니 어느 새 날이 저물었다. 중간에 대형 트럭끼리 사고가 나서 차가 좀 막히기도 하였는데, 그곳을 제외하고는 무난하게 갔다.

 

어두워지니, 주변에 가로등도 없고, 앞 차의 백 라이트나, 반대편 차선의 헤드 라이트 말고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 채로 몇 시간을 더 운전해 갔다. 한참을 갔을 때, 아무 것도 안 보이던 저 멀리서 뭔가 작은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불빛은 조금씩 가까워 지면서 커지기 시작했다. 조금씩 커지는 불빛은 점점 휘황찬란해졌다. 그것은 바로 라스베가스였다. 정말로 사막 한 가운데에 저렇게 화려한 도시가 덩그러니 있다는 게 신기해 보였다.

 

By Ste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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