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ve's Story/미서부 여행

[미 서부 여행 9~11일차] 라스베가스

시카고 커플 2020. 2. 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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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9 

 

라스베가스에서 우리가 묵은 호텔 Vdara.

막판까지도 호텔 가격이 더 내려갈 것을 감안해서, Priceline에서 굽히지 않고 끝까지 싼 가격을 고집해서 성공한 비딩 덕분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5성급 호텔에 머물 수 있었다. 게다가 이 호텔은 지은지 얼마 안된 최신 호텔이라, 모든 것이 깨끗하고 좋았다.

 

가장 좋았던 점은, 라스베가스의 중심인 벨라지오 호텔하고 도보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Aria 호텔과도 걸어서 가까운 거리였다. 이처럼 라스베가스에서 가장 hot한 호텔 및 카지노들하고 접근성은 좋으면서도 정작 이 호텔 자체에는 카지노나 나이트 클럽이 없어서 너무 번잡하지 않고 비교적 깔끔하다는 점이 참 마음에 들었다.

 

벨라지오 호텔의 대형 정원은 명성에 맞게 이처럼 크리스마스 테마로 잘 꾸며져 있었다.

 

어제 라스베가스에 도착함과 동시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빌려서 1주일 동안 잘 사용했던 렌터카를 반납해 버렸다. Convertible임에도 너무 추워서 뚜껑을 한번도 열지 못 한게 아쉬웠지만...National 렌터카에서 이런 것을 감안해서 Convertible을 정말 저렴하게 프로모션하고 있어서 이게 왠 떡이냐 하고 덜컥 잡았는데, 역시 이유가 있는 딜이었다. ㅋㅋ

 

자 이제 라스베가스는 차 없이 여행을 해야 하는데, 주요 호텔 및 카지노들이 모여 있는 Strip 거리를 도보로만 여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인터넷을 좀 뒤져 보니, 2층이 뚫려 있는 2층 버스를 타고 주요 관광지를 도는 Big Bus Tour가 괜찮아 보였다. Strip의 주요 호텔 및 관광지마다 정차해 주고, 내가 원하는 곳에서 아무때나 내리고 탈 수 있었다. 배차 간격은 30분. 게다가 인터넷에서 구매하면 하루치 값에 하루를 더 탈 수 있는 프로모션이 진행 중. 별 고민 안하고 이것을 덜컥 사 버렸다.

대략 이렇게 생긴 버스이다. 홈페이지에서 퍼옴. (http://www.bigbustours.com/eng/lasvegas)

 

그런데, 문제는 도대체 타는 곳이 어디인지 찾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물론, 타는 곳마다 조그맣게 표시가 되어 있고, 곳에 따라서는 직원이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워낙 화려하고 길거리에 이것저것 광고판이나 볼거리가 많은 라스베가스 한복판이라, 이런 표시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이들이 인터넷에서 제공한 정차하는 곳의 지도하고 실제 정차하는 곳들이 맞질 않아서 거의 한시간 이상을 해맨 끝에 겨우겨우 Wynn 호텔의 뒷문 후미진 곳에서 승차에 성공하였다.

 


2층에 앉았는데, 저렇게 가이드가 설명도 해 준다. 그런데, 이 아저씨 나름 재미 있었다. 승객들 중에 한 두명 타겟을 정해서 계속 놀리거나 갈구면서 다른 사람들을 웃기는 타입이었는데, 유일한 동양인이었던 우리가 딱 걸려서 계속 주목 받으면서 갔다.

 


해적쇼로 유명하다는 Treasure Island 호텔도 보이고...


화산쇼로 유명한 Mirage 호텔도 보이고...


고대 로마 시대를 테마로 한 시저스 팰리스도 보인다. 라스베가스 호텔들이 좀 그렇듯이...좀 유치하긴 하다 ㅋㅋㅋ 로마 병정이라니...

 


버스는 Strip의 중심가를 약간 벗어나서 라스베가스 시내의 곳곳을 보여주기도 했다. 과거에 라스베가스는 사막 한가운데에서 미국이 핵실험을 하는 곳으로도 유명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핵실험 관련 박물관도 있다.

 

라스베가스에 있는 Nevada 주립대학교. 카지노 운영이나 레져, 관광, 리조트 운영 관련해서는 이 학교가 세계 제일이라고 한다. (사실인진 모르겠지만 가이드에 말에 따르면) 그래서 마카오, 중국 등에서도 많이들 유학 온다고 한다. 라스베가스로 유학이라니...해 볼만 할 거 같은데? ㅎㅎㅎ

 

낮이 짧은 탓에 금새 어두워지고, 버스 2층에서 너무도 추웠던 우리는 Excalibur, New York New York 호텔 등을 실내로 구경하면서 몸을 녹였다. 둘 다 카지노에는 별로 소질 및 관심이 없어서 슬롯 머신에 앉았다가 짧은 시간에 돈만 날렸다.



뉴욕을 테마로 만든 New York New York 호텔. 호텔 내에 롤러코스터가 있어서, 계속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린다.

 

다음 사진 중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것은? ㅋㅋ

 

 


Strip 거리를 걷다 보니 사진처럼 '김치', '된장', '갈비' 등이 써진 네온사인이 눈에 확 들어온다. 라스베가스 한복판에 이렇게 크게 한글로 광고가 되어 있으니, 반갑기도 하고 한국 음식의 위상이 이렇게 높아졌나 싶기도 한데, 들어가 먹고 싶진 않다. ㅋㅋ 특히 '된장~!' 하고 크게 써 있는 게 웃겼다.

 


밤의 야경은 정말 화려하긴 한데...

 

중심가에 차가 너무너무 막혔다. 렌터카를 반납하고 도보나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하기로 정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라스베가스 여행 팁 한가지

Strip 거리를 종단하는 일반 버스가 2 종류 있는데, 둘 다 매우 자주 오고, 주요 호텔 및 관광지를 모두 거칩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표도 정류장에 있는 자판기에서 바로 살 수 있습니다. 저 위에 말씀드린 2층 관광 버스 타지 마시고, 일반 버스 타시길...

 

 

2012.12.30

 

오늘은 어제 샀던 투어 버스를 이용해서 Strip의 북쪽 방향으로 돌아 보기로 하였다. 역시나 타는 곳을 못 찾아서 해맨 끝에 타는 데 성공하였다.

 




가는 길에 잠시 들렀던 Venetian 호텔. 베니스를 테마로 꾸며 놓은 호텔인데, 호텔 내부에 물길을 내 놓고, 저렇게 곤돌라도 태워준다. (무료는 아니었다) 출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호텔이었다.

 


라스베가스는 주요 호텔 및 카지노들이 몰려 있는 Strip을 벗어나면 정말 황량하다.

 


좀 민망할 정도로 아무 것도 없었다. 라스베가스 시가 원래 시작된 중심지라는데 요즘엔 Strip 쪽으로 중심가가 이동된 것 같다. 예전에 2005년에 왔을 때만 해도, 이 근방에 있는 카지노 호텔들도 번화가라고 방문 했었는데, 지금은 다 없어지거나 축소된 걸 보고 놀라웠다.

 


Strip의 최북단에 있는 Stratosphere 타워에서 본 Strip의 야경 모습.

사실 Strip에서 벗어났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은데, 라스베가스의 상징중의 하나인 Stratosphere Tower를 가지고 있기에 그래도 여기까지는 Strip으로 쳐 주나보다. 높이 300미터가 넘는 112층짜리 타워인데, 108층에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고, 여기에서 간단히 술을 마실 수도 있고, 결혼식이나 파티도 한다고 한다.

 


여기에는 100층이 넘는 타워 밖으로 번지 점프를 할 수 있는 Sky Jump라는 시설도 마련되어 있었다. 라스베가스의 야경을 보면서 번지 점프라니...너무너무 해 보고 싶었는데, Jenny의 극구 만류로 다른 걸 하기로 했다.

아래 사진이 바로 '다른 거' ㅎㅎㅎ

Stratosphere tower 꼭대기에는 총 3개의 놀이 시설이 있는데, 전부 다 고공에서 이루어진다.나는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112층에서 이루어지는 Big Shot을 탔다.


이런 식으로 자리에 앉으면...

 

타워 꼭대기에서 또 한번 꼭대기로 가차 없이 위로 쏴 준다. 이런 식으로 3회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정말 무섭기도 하고 아찔했다. 게다가 눈 앞에 라스베가스의 야경이 펼쳐져 있어서 환상적이었는데, 아쉽게도 안경을 못 쓰게 해서 잘 보이진 않았다. (타기 전에 안경 벗으라고 해서 짜증냈는데, 탈 때 보니 벗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쓰고 탔으면 안경 완전 날아가 버렸을 정도의 속도였다.)

예전에 왔을 때 이것들이 너무 타 보고 싶어서 부랴부랴 왔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너무 늦어서 못 타고 가서 한이 맺혔었는데, 이제야 타 보는구나 ㅎㅎㅎ 정말 한번 타 볼만한 놀이기구였다.

 

여행의 마지막 밤은 벨라지오 호텔에 있는 HYDE라는 바에서 칵테일과 함께 보내기로 하였다. 인터넷에서 누군가가 여기에서 분수쇼가 잘 보인다는 글을 쓴 걸 본 적이 있어서 가 봤는데 정말 좋은 자리였다. 벨라지오라는 명성에 비해서는 칵테일이나 안주도 비싸지 않았고, 야외석임에도 천장에 히터가 있어서 춥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벨라지오의 그 유명한 분수쇼가 15분에 한번씩 바로 코앞에서 펼쳐지니 그런 명당이 없었다. 오히려 사람들에겐 많이 알려지지 않은 듯, 별로 붐비지도 않았다.


벨라지오의 분수쇼는 음악과 조명과 분수가 잘 어우러져서 정말 멋있었다.

 






코 앞에서 분수가 저렇게 높이 올라가니...야외석에는 물이 약간 튀기도 했다. 그래도 싫다고 하거나 컴플레인 하는 사람은 없었다. ㅎㅎㅎ

 


자리도 훌륭하고, 칵테일도 훌륭하고 ㅎㅎㅎ

 





 

분수쇼를 한 5~6번 정도 보고 있을 무렵...갑자기 주위의 테이블들에 세팅이 바뀐다. 안 그래도 바 같은데 보다 더 술집 같은 셋팅으로 얼음통이나 술잔등을 저마다 갖다 놓고...종업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조금 후에 종업원 중 한 명이 와서 계산서를 건내며 하는 말이 9시 45분부터는 여기가 나이트 클럽으로 바뀌니 바에서 계속 있어도 좋지만, 자리는 비워 주어야 한댄다. 어차피 곧 나가려던 참이었기에 우리는 일어나서 호텔로 돌아왔다.

 

2012.12.31

(이렇게 3일치씩 끊어서 날짜를 쓰고 글을 쓰니, 마치 '다큐 3일' 같다 ㅎㅎㅎ)

 

드디어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 일찌감치 짐을 싸고 체크아웃을 한 뒤, 여행 시작 때부터 둘 다 가고 싶어 노래를 했던 '오이시'라는 스시 식당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그렇다, 우리의 라스베가스 여행의 테마는 도박도 쑈도 아닌, '잘 먹기'였다.) 예상치 못하게 외진 곳에 있는 바람에 오가는 택시비가 식사값보다 더 나오는 부작용이 있긴 했지만;;

 

식사 후 잠시 시간을 때우다가 공항으로 이동. 라스베가스 여행의 편리한 점 중 하나는 공항이 번화가와 매우 가깝다는 것이다. 미국은 12월 31일도 거의 휴일이나 마찬가지인지, 공항에도 문을 열은 상점이나 식당이 거의 없었다. 저~~기 구석에 있던 가판대에서 샌드위치 하나 겨우 사 가지고 비행기 타고 이륙. 다행히 여행 시작 때 겪었던 지연 사태는 없었다.

 

약 5시간의 비행 끝에 시카고에 도착. 몇 주 떨어져 있었다고 왠지 고향에 온 것처럼 익숙하고 반갑다. ㅋㅋㅋ 시카고 다운타운은 New Years Eve 행사와 파티 등으로 이곳저곳이 북적대고 시끌시끌하고 있었다. 우리는 새해가 시작되기 5분 전에 아슬아슬하게 집에 도착하였다.

 

이로서 2주가 조금 넘는 긴 여행의 막을 내렸다. 거의 한달 전부터 계획한 여행이라, 더 길게 다녀온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미국 오면 꼭 해 보고 싶었던 일 list 중 하나는 성공한 셈이라 뿌듯했다. 지금까지 추운 날씨에도 함께 해 주고 운전도 함께 도와 준 Jenny에게 감사~! ^^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 조금 늦었지만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

 

By Ste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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