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ve's Story/보고 즐기기

일리노이의 가을 단풍 (Starved Rock State Park)

시카고 커플 2020. 2. 2.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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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7

 

시카고는 미국 3대 도시이지만, 그 규모나 발전된 상태에 비해서 주변에 여행할 만한 곳이 없기로 유명하다. 여행을 하려면 동부나 서부 등 비행기를 타고 멀리 가야 그나마 갈만한 곳이 나오고, 근방에 차로 갈만한 거리에는 몇 시간 이내에는 갈만한 곳이 참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여행을 한번 하려면 항상 크게 맘을 먹고 장거리를 각오해야 하고, 주말에 당일치기나 가볍게 1박으로 다녀올 만한 여행지는 많지 않다. 이것이 또한, 시카고를 일부러 찾아오지 않는 이상 방문자가 별로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던 중, 주변 지인들의 추천으로, 시카고 근방에 "Starved Rock 주립 공원"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다. 일리노이 주에서도 손꼽히는, 자연이 아름다운 곳인데 특히 가을에 단풍이 멋있다고 소문이 자자했다. 내 요즘 하도 자연과 친하게 자주 접할 일이 많아서 (골프), 나무들을 자세히 관찰해 보니, 이번 주말이 단풍이 peak를 칠 것 같고, 조금만 지나도 올해엔 단풍을 구경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시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과감히 당일치기 단풍 놀이를 갑자기(?) 출발하게 되었다. ㅋㅋ

 


Starved Rock 주립 공원은 시카고에서 남서 방향으로 약 1시간 반을 달리면 있다. 시카고 주변을 벗어나니, 이렇게 한적한 길을 드라이브한다.

 


약 1시간 반동안 농촌+불모지 구경하면서 간다. 아무리 가도 대체 뭐가 나올거 같지가 않다.

 


입구가 가까워오자, 이제 뭔가 나무도 많고, 뭔가 보이기 시작한다. 무슨 오대산이나 설악산 국립공원 들어가는 입구 같다. ㅎㅎ

 


드디어 도착.

주차장에 차를 대고 Visitor Center에 들어간다. 이곳은 주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입장료도 무료, 주차비도 무료이다.

 


Visitor Center의 내부. 왼쪽 아래에 보이는 안내 창구에서 여러가지 안내를 해 준다. 사람들에 따라 하이킹 코스를 제안해 주기도 하고, 숙박 등을 안내해 주기도 한다. 공원 내에 Lodge나 Cabin, 캠핑장 등이 있어서 원하는 사람은 숙박을 할 수도 있는데, 주말 같은 때는 예약이 한참 전에 차는 것 같다.

 


Visitor Center 한쪽에는 이 Starved Rock의 역사를 전시해 놓은 박물관 같은 것도 있었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1600년대에 프랑스군이 이 바위 위에 요새를 짓기도 했다고 하는데, 그보다 한참 후인 18세기에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몰라도) 이 곳에서 수 많은 인디언 부족민들이 포위당한 채 굶어 죽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사건을 기리기 위해 이름을 Starved Rock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한쪽에는 간단한 스낵과 음료 등을 파는 곳이 있었다. 물과 간식거리도 구비하고 ㅎㅎ

 


Visitor Center에서 간단한 안내 지도를 하나 받아 들고 하이킹을 시작한다. 오오! 이런 산길이 얼마만인가~!! 예전에 서울에서는 집 앞에 산이 있어서 종종 갔었는데, 이런 나무들로 둘러싸인 길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Starved Rock으로 올라가는 계단. 하이킹 코스 전체적으로 별로 경사가 없는 완만한 길들이었는데, 가끔 이렇게 경사가 있는 곳에는 친절하게도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서 크게 어렵지 않게 오르내릴 수 있었다.

 




Starved Rock 위에서 내려본 모습. 왼쪽에 보이는 물은 일리노이 강이다.





 


Starved Rock에서 내려와서 좀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 본다. 이 곳의 하이킹 코스는 상당히 복잡하고 길어서, 다 둘러보려면 하루로는 부족할 듯 싶었다. 우리는 몇가지 유명한 요소들만 보고 돌아오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바닥이 조금 울퉁불퉁하거나 질척거리는 등등 걷기 힘든 곳에는 어김없이 이렇게 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Wildcat Canyon. (관악산 연주대 같이 생겼다.)

이 공원은 전체적으로 산이라고 하기도 머하고, 그냥 평지라고 하기도 머하고.... 뭐라 설명하기가 참 애매하다. 이처럼 유명한 canyon 들이 몇군데 있는데, 그런 곳들에서는 약간 경사가 있는 길을 잠시 오르내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평지를 걷게 된다. 뭔가 호흡이 좀 가빠지려고 하면 다 올라와 버리는... 우리 나라처럼 산에 익숙한 곳에서 등산 좀 해본 사람들에겐 좀 싱거울 수도 있는 곳이다. ㅎㅎ

 




이번엔 왼쪽에 일리노이강을 끼고 걷는 River course로 가 본다. 조금만 발을 헛딛으면 강으로 굴러 떨어져 빠지게 되어 있는 스릴만점 하이킹이다;;

 






가면 갈수록 다양한 색깔들이 보는 눈을 즐겁게 해 준다. 눈에 화소수를 높이고 온 느낌이다. ㅎ

 






꽤 깊은 곳에 위치해 있던 LaSalle Canyon. 이 곳에 오는 사람들은 다들 한번씩 들르는 것 같았다. 과연 둥글게 안으로 움푹 들어간 구조가 신기하게 생겼다.

 




조용~한 가운데, 저 한가운데 작은 물줄기 하나가 떨어지는 소리가 참 운치있게 들린다.

 



 

여기까지 둘러보니, 전체 하이킹 코스의 반도 안 돌아다녔는데, 거의 3시간이 지나 있었다. 우리는 차가 막히는 시간을 피하기 위해 다시 차로 돌아와서 시카고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자연 속에서 학업에 지친(?) 심신을 치유하고 오니 참으로 기분이 괜찮았다. 사실 딱히 별로 볼 건 없는 곳인데, 워낙 이 주변에 가볼 만한 곳이 없고 이렇게 나무와 숲을 가까이서 체험할만한 곳이 없어서 인기가 많은 곳인 것 같다. 그래도 시카고 주변에서 이런 숲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에 우리는 매우 만족했다. 나중에 날씨 풀리면 한번 더 와봐야겠다.

 

By Ste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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