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ve's Story/보고 즐기기

Willis Tower (구 Sears Tower) Skydeck

시카고 커플 2020. 2. 2.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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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5. 3

 

시카고 하면 떠오르는 마천루들의 큰 형님격인 윌리스 타워... (Willis Tower)

 

존행콕 타워 (John Hancock) 와 함께 시카고를 상징하는 양대 건물로 인식되고 있다. 두 건물 모두 꼭대기에 방송용 안테나 등으로 사용되는 두 개의 더듬이가 달려 있는 모습이 비슷해서...위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멀리서 보면 항상 두 건물을 헷갈려 한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 보면, 두 건물은 생김새부터 미세하게 다르다. 존행콕은 밑둥이 두껍고 위로 갈수록 얇아지는 형태인데 반해, 윌리스는 일정한 직사각형이 여러개 겹친 모양이다. (대단한 발견인 양 ㅋㅋ)

 

 

두 건물 모두 맨 꼭대기층 근처에 전망대를 갖추고 있다. 윌리스 타워의 전망대는 Skydeck이라고 불리는데, 시카고의 must visit 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다. 주말엔 올라가는 것조차 힘들고, 주중에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구경하기 힘들기로 유명하다.

 

서울 사는 사람들 중에 서울타워 가 본 사람 몇 없듯이, (서울에서 태어나 30년 넘게 살면서도 나도 막상 타워에 올라가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시카고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한번씩 꼭 가는 이 곳을 막상 시카고에 와서 살게 된 지 9개월이 되어 가도록 아직 한번도 못 가봤다. 항상 집 근처에 있으니, 언제라도 가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 오히려 안가게 된 듯. 마침 몇 주 전에 다녀가신 부모님께서 Go Chicago Card를 사용하시다가 윌리스 타워만 사용하지 않고 표를 남겨 주셨는데, 이것의 유효 기간인 30일째가 다가 오고 있었다. 이건 꼭 사용해야 해!!

 

 

가는 날이 장날. 일기예보를 보고 미리 날씨 좋은 평일날을 골라서 가기로 한 날이, 일기예보가 시시각각 계속 바뀌면서 정작 가는 날엔 이렇게 구름 많고 비 오는 날씨가 되었다. 위 사진에 보면 보이는 건물이 다가 아니다. 저 구름 위로 계속 훨씬 높게 뻗어 있는데, 구름이 하도 심해서 꼭대기 부분은 보이지 않는 것.

 

돌아갈까 갈등되기 시작했다. 저 정도면 구름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게 뻔하기 때문. 인당 18불 가치의 표인데 이렇게 버리긴 좀 아까울 것 같았다. 그래도 이제 곧 티켓 유효 기간이 만료 되기 때문에 다른 약속과 중간고사 일정 등을 생각하면 오늘 밖에 시간이 없었다. 게다가 앞으로도 날씨가 어떨지 장담하기 힘든 상황. 뭐, 나중에 날씨 좋을 때 또 오더라도 일단 한번 경험해 보자는 생각에 건물로 들어섰다.

 

건물에 들어서자 엘리베이터를 타는 곳에 직원이 큰 소리로 올라가려는 사람들을 만류한다. 위에 올라가도 아무것도 안보이지만, 올라가려면 입장료는 내야 한다고..."No View!!" 라고 연신 강조하고 있었다. 이걸 친절이라고 해야 하나...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돌릴 때, 우리는 당당하게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윌리스 타워는 108층 짜리 건물인데, 우리가 가는 Skydeck은 103층에 있었다. 이렇게 고층인데다가 상징적인 건물들은 테러의 표적이 되기 쉬운 만큼, 올라갈 때 몸 검사, 짐 검사를 까다롭게 하는 편이었다. 날씨 덕분(?) 인지 정말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모든 라인들을 바로바로 통과했는데, 저렇게 많이 놓여진 줄서는 라인을 보니, 날씨 좋은 날 왔으면 기다리느라 지쳐서 돌아갔을 것 같았다. (이렇게 썼는데, 사진에 한명이 찍혔네 ㅋㅋ)

 

 

이렇게 줄서서 들어가는 동안 건물이나 시카고의 역사 등에 대해 볼 수 있게 꾸며 놓았다.

 

 

작은 영화관에서는 윌리스 타워의 역사 등에 대해서 약 10분 짜리 영상물을 계속 반복해서 틀고 있었다. 이 역시도 Skydeck을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한 줄의 일부나 마찬가지. 줄을 서다보면 영화관을 지나가게 되어 있다. 평소엔 사람들이 꽉꽉 들어찼겠지만, 이 역시도 텅텅 비어 있다.

 

윌리스 타워는 원래 미국의 유명 백화점 브랜드인 Sears 기업이 1973년에 지은 건물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Sears Tower로 불렸다. 당시 지어질 때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댄다. 1973년에 이 정도 높은 건물을 지을 정도라니, 시카고의 건축 기술은 참 대단하다. 그러다가 최근인 2009년에 영국계 보험회사인 Willis Group이 이 건물을 rename할 권리를 사서 지금의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직도 좀 오래된 관광 책자나...나이든 택시 기사들은 Sears tower라고 하기도 한다.

 

윌리스타워의 모양은 9개의 사각 기둥이 3x3으로 세워진 모양인데 각각의 기둥들이 높이가 다르게 배열된 형태이다. 이건 당시 시카고의 유명 건축가 두 명이서 점심 식사를 하다가 재미로 담배 9개비를 배열하다가 착안한 모양이라고 하니, 위대한 아이디어는 항상 이렇게 일상에서 나오는 것 같다. (혹은 식당에서? ㅋ)

 

 

한쪽 벽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들이 높이 순으로 그려져 있다. 가장 높은 건물은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 칼리파. 미션 임파서블 4에 등장해서 유명하다. 그리고 그 다음이 윌리스 타워이다. 재밌는 것은, 3위에 있는 대만의 101 빌딩이 원래는 2위였는데, 윌리스 타워에 더듬이를 설치한 후에 3위로 밀렸다고 한다. 좀 치사한 듯 ㅋㅋㅋ

 

 

이런 공간에도 평소 같았으면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을 것이다...ㅎㅎㅎ

 

 

이 곳에도...ㅋㅋㅋ

 

막상 엘리베이터는 너무 빨라서 사진을 찍을 시간도 없었다;;

올라가는 동안 "지금 여러분이 밟고 있는 높이는 스핑크스 높이 입니다, 에펠탑 높이 입니다, 엠파이어 스테이츠 높이 입니다" 이렇게 알려주는 게 재밌었다.

 

 

드디어 전망대 도착. 구름이 많긴 했지만, 생각보단 잘 보였다.

위 사진은 남쪽 방향의 모습.

 

 

북동 방향.

저~어기 우리 집도 보인다. ㅋㅋ

 

 

동쪽 방향.

밀레니엄 파크가 보이고, 그 뒤에 미시건 호수도 보인다.

 

 

북쪽 방향.

저 멀리 가운데 불쑥 튀어 나온 게 존행콕 타워이다. 구름 위로 솟아 있는 모습이 마치 무협지 같은데 나오는 신비로운 선산 같은 느낌이다. ㅋ

 

 

그 한가하던 전망대 및 건물 전체에 유일하게 사람들이 줄 서서 북적거리던 곳. 바로 Skydeck의 하이라이트인 투명 바닥(edge) 이다. 전망대 한쪽 끝을 유리 바닥으로 만들어 놓아서, 마치 103층 높이에 붕 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들어 놓은 곳이다. 사실 여기 올라오는 사람들 모두 여기에서 사진 찍으러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한가한 날에도 이 정도 줄이 서 있는데, 평소엔 어떨지 상상이 안간다.

 

 

드디어 우리 차례...밑에 보면 움직이는 자동차가 개미보다도 작다. 정말 아찔했다;;

 

 

옆에서 보면 대략 이런 모습. 고소공포증에 아예 다가서지도 못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반면에 저기서 쿵쿵 뛰어서 곁에 같이 있는 사람들 모두의 빈축을 사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가는 길에는 관광지들이 늘 그렇듯이, 길고 긴 기념품 코너를 거쳐야 한다.

 

 

건물 내내 표지판들이 다양한 언어로 되어 있는데, 한글도 당당하게 두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건 대체 무슨 순서일까 ㅋ

 

날씨가 좋을 땐 Illinois 주 밖까지도 보인다는 윌리스 타워. 물론 그런 뷰를 즐기진 못했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전혀 없었음을 감안할 때, 날씨가 안좋은 날을 일부러 택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By Ste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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