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ada Road Trip

[캐나다 Road trip 12~13] 클리블랜드 경유, 시카고 귀환

시카고 커플 2020. 4. 12.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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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9. 10

 

Day 12: 나이아가라 폴스 (Niagara Falls) → 클리블랜드 (Cleveland)

 

오늘은 드디어 미국으로 귀국하는 날. 캐나다 측의 나이아가라 폴스에서는 '레인보우 브릿지 (Rainbow bridge)' 라는 다리를 이용해서 바로 국경을 넘을 수 있다.

레인보우 브릿지의 입구. 이른 아침인데도 국경을 넘으려는 차들로 꽉 막혀 있다. 차들의 번호판을 보니, 참 다양한 출신의 차들이 다 모여 있다. 온타리오나 퀘벡 같은 캐나다 차들이 미국을 여행하러 국경을 넘기도 하고, 뉴욕, 펜실베니아, 오하이오 등등 미국차들이 캐나다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려고 국경을 넘기도 한다. 일리노이 번호판은 하나도 안보였다. 이 중에서 우리 차가 꽤 멀리서 온 축에 들 거 같아서 나도 모르게 괜히 혼자 으쓱해 졌다. ㅋㅋ (그러다 캘리포니아 번호판 보곤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다리를 건너는 긴 시간 동안 하나도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 오른 편에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면서 마지막 아쉬움을 달랠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

 


다리위에서 보는 경치가 좋아서, 오히려 차 좀 더 안막혀주나... 싶기도 하다. ㅋㅋ


드디어 도착한 미국 측 입국심사대.

오! 아메~리카~~! 미국에서도 어차피 F1 비자의 이방인이건만, 왠지 고향에 온 것처럼 반갑고 익숙하다. 이제부터 로밍 걱정 없이 전화와 데이터를 맘놓고 펑펑 쓸 수 있다는 사실도 한 몫 할 것이다.

 


저렇게 고속도로 톨게이트 같이 생긴 곳에 한대씩 차례차례 들어가서 여권과 I-20를 주면 간단히 입국 완료.

 

 

오 이젠 미국땅이다!

이렇게 오른쪽엔 이리호(or 나이아가라 강)를 끼고 계속 남서 방향으로 달린다. 이번에도 역시 경치 구경을 위해서 고속도로가 아닌, 호수변의 지방 도로를 택했다.

 


한참을 가다 보니, 이렇게 한적하고 조그마한 해변에 2~3 가족이 조용히 피크닉과 해수욕을 즐기고 있는 곳이 나온다. 바다는 아니지만, 이리호(Lake Erie) 가 만들어낸 해변이다.

 


급할 것이 무엇 있으랴... 이런 곳이 나오면 잠시 내려서 쉬었다가 가 준다.

 


미국 내에서도 뉴욕, 펜실베니아, 오하이오 주를 잠깐씩 거치면서 약 4시간을 운전해 내려오니, 드디어 클리블랜드 시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토록 화창하던 날씨는 어느덧, 금방이라도 쏟아부을 태세다.


클리블랜드 중심가의 상징인 Key Tower, Terminal tower 등도 보인다.

 


클리블랜드의 유명 야구팀인 Indians의 홈구장인 Progressive Field. 마침 경기가 있는 날이라 경기장에 가까워질수록 차가 막히기 시작한다. 추신수 선수가 있을 때였으면 한번 보는건데 아쉽네. ㅋㅋ

 

Terminal Tower. 1930년대에 지어질 때만해도 미국 내에서 뉴욕을 제하고는 제일 높은 건물이었다고 한다.

 

클리블랜드에서 가장 높은 Key Tower. 꼭대기 즈음에 열쇠 모양의 상징물이 있다.

 

간단한 클리블랜드 시내 구경을 마치고 저녁을 먹고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는 오늘 낮에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서 클리블랜드 근방에 괜찮은 호텔을 Last minute deal로 저렴한 가격에 예약 성공. 언제든 당일 정오가 지나면 그날 빈 방에 대하여 호텔들이 딜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 다만, 그렇다고 무턱대로 기다리다간 방이 없을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

 

 

Day 13: 클리블랜드 (Cleveland) → 시카고 (Chicago)

 

 

약 5시간의 운전 끝에 다시 시카고에 돌아왔다. 드디어 약 2주간의 로드트립이 끝난 것이다. 다시 익숙한 시카고 다운타운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니, 긴장이 좌악 풀리고 참으로 반갑다. 항상 긴 여행의 끝은 다음날 다시 출근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스트레스였는데, 긴 여행의 끝이 다시 시카고라는 점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인 듯 하다. ㅋㅋ 그리고 낯선 이국땅에서 직접 내가 운전해서 이 긴 여행을 다녀왔다는 남모를 성취감도 컸다.

 

한국에서 지낼 때만 해도 캐나다라는 나라는 항상 미국과 연관되어서 생각되어졌다. 미국과 꼭 닮았을 것 같고, 똑같이 서양애들이 영어를 쓰는 나라. 마치 미국의 아류인양... 하지만 직접 가 본 캐나다는 미국과는 또 다른 곳이었다. 물론, 미국과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지만, 오히려 미국이 가지지 못한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었다. 영국과 프랑스의 옛 자취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서 미국 사람들이 가장 부러워한다는 (일종의 환상까지도 갖고 있는) 유럽식의 도시 모습들이 많이 보였다. 뿐만 아니라, 캐나다에서는 어딜 가도 사람들이 친절했고 도시가 매우 깨끗했다. 맥도날드에 가서 주문을 할 때에도 흑인이나 히스패닉 점원이 특유의 퉁명스러운 말투와 표정으로 시비 걸듯이 주문을 받는 일은 없었다. 캐나다의 어느 도시에 가도 미국의 도시들에서 풍기는 악취와 더러움을 거의 볼 수 없었다. 미국이 대외적으로 초강대국이라고 이웃의 캐나다를 무시하는 풍조가 알게모르게 만연한데, 내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캐나다가 더 살기 좋은 곳인 것 같다.

 

끝으로, 그간 긴 여행을 무사히 함께 해 준 Jenny에게 감사하고, 빡빡한 일정을 잘 건뎌준 우리 차에게도 감사를 전하면서, 이번 여행을 마친다.

 

[에필로그]

 

1. 역시 이렇게 압축적인 일정이 무리가 있었는지, 구매 후 1년여 동안 전혀 문제 없었던 차에 몇 가지 경미한 경고등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역시 로드트립은 차에 무리가 있긴 한가보다.

 

2. 집에 도착한 후에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인터넷으로 조회하다 보니, 가나노크 민박집에서 주인 아저씨가 숙박비를 두번 결재한 내역이 발견되었다. 어쩐지 떠나는 날 아침에 뭔가 결재가 안되었다면서 다시 결재하던 게 생각났다. 즉시 메일을 보내서 확인해 보니, 두번 결재된 것이 맞다면서 취소해 주었다. 첫번째로 우연히나마 신용카드 내역을 확인하지 않았으면 발견이 안되었을 건이었고, 두번째는 여행 중에 오타와 가는 길을 알려준다는 등으로 메일을 주고 받았기에 민박집 주인의 메일 주소가 내 메일함에 남아 있어서 그나마 쉽게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휴우~ 못받을 뻔했네.

 

3. 팀홀튼스 먹고 싶다. 후유증이 생각보다 심하다. -_-;;

 

By Ste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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