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ve's Story/Chicago Booth MBA

Farewell Party - MBA 졸업파티

시카고 커플 2020. 2. 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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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6. 7

 

MBA에서의 모든 학기가 다 빨리 지나가 버리는 느낌이었지만, 유독 마지막 학기는 더욱 정신 없이 지나가 버린 것 같다. 수업 몇 번 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몇 번 안들어가서 그런가 ㅎㅎ) 어느 새 Booth에서의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졸업을 1주일 앞둔 토요일이 되었다. 오늘은 졸업하는 Class of 2014들을 위한 Farewell party 날이다. 아직 다음주 한 주간의 기말고사 주간이 남아 있긴 하지만, 시험을 제외하고는 정규 수업은 모두 끝났으니, 일단 졸업식 전에 예비로 축하하는 자리라고 할까.

 


작년에도 그랬지만, 항상 졸업 Farewell party는 Harper center에서 한다. 일단, 시작은 야외 Summer Garden 쪽에서 칵테일과 맥주 등을 마시면서 간단한 리셉션을 갖는다.

Dress code를 Cocktail Attire라고 공지해서, 한참을 고민했는데, 남자는 그냥 정장에 구두 신고 넥타이 매 주면 무난하고, 여자는 가벼운 드레스 차림. 아마도 이렇게 차려 입고 하는 학교 공식 행사는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다.

 


시간이 되자, 다들 대형 강의실로 들어오라고 한다. 여기는 제작년 맨 처음 학교에 왔을 때 오리엔테이션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한 Class 전원 (약 560명)이 다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이다.


사회자들 등장. 전부 우리와 같이 졸업하는 MBA 학생들이다.


일단 남자 사회자가 자전거를 타고 늦게 도착한 상황극으로 시작해서 둘이 같이 노래도 하고 춤도 추는 등 꽤나 연습을 많이 했을 법한 무대로 시작한다. 여러번 느끼는 것이지만, 참 노래 잘하고 춤 잘 추고 끼 많은 애들 많다.


드디어 Dean Kumar 등장.

Class of 2014 들의 졸업을 축하하는 연설과 함께, 그간 수고한 교수들, 학교 staff 들, 각종 student leader 들의 노고를 치하한다.

 


조금이라도 학교에 기여를 했거나, Student group을 이끌면서 공을 세운 사람들을 List를 주욱 읽어가면서 순서대로 일어나라고 한다. 2년간의 학교 생활동안 워낙 크고 작은 leadership 기회가 많고, 어디에 내놔도 나서기 좋아하는 MBA 학생들인지라, 그 많은 리스트를 끝까지 읽을 때까지도 계속 앉아만 있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았다.

 


Class Gift란, 그 Class (학년)이 졸업하면서 학교에 기부하고 나가는 돈이다.

우리 Class는 10만불 이상을 모았다. 대부분이 아직 일도 시작하지 않은, 빚덩이에 올라 앉은 (스폰서 학생들 제외하고) 학생들일텐데, 그 상황에서도 저 정도 금액을 기부한다는 것을 보니, 참 돈 많은 애들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Class Gift 제도 관련해서 매년 말들이 많았는데, 올 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Class Gift committee 에 소속된 학생들은 자기들의 인맥을 최대한 이용해서 한 푼이라도 더 긁어 모을라고 주변 학생들을 닥달하고, 학생들은 이미 거액의 학비를 내느라 넉넉치도 않고 아직 돈도 안 벌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 측의 이런 인맥을 이용한 모금 행위에 불만을 가지기도 했다. 나 역시도 학교의 이런 태도가 맘에 안들어서 안 내려고 했는데, committee에 속한 친한 친구가 (아마도 이 녀석이 내 담당인 모양) 여러번 메일 보내고 닥달하는 바람에, 얼마 간 이 친구를 피해 다니기도 하다가, 결국엔 우정에 못 이겨 작은 금액을 내고 말았다.


행사는 시상식으로 이어진다. 공부를 무지하게 잘한 학생들이나, 각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거나, 공로가 큰 학생들, 교수들, 직원들을 각각 시상한다. 딱 1주일 후에 있을 졸업식에서는 굉장히 딱딱하고 격식을 차린, academic한 학위 수여에만 국한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라, 그 전에 상을 주거나, 박수갈채를 보내거나, celebrate 할 일이 있으면 오늘 모두 진행한다.


시상식만 거의 2시간을 진행하다 보니, 굉장히 지루하기에, 이렇게 중간중간 학생들의 공연을 삽입하여 학생들의 집중도를 높인다. 다시 말하지만, 끼 있는 애들 정말 많다.


다시 계속되는 시상식.


이번엔 여기저기 Co-chair 가장 많이 한 학생한테 상 주나 보다. 하긴, 쟤를 여기저기서 많이 보긴 한거 같은데, 그냥 발만 여러 군데 담군건지, 얼마나 열심히 저 많은 활동들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시상식이 끝날 무렵 밖에 나와 보니, 헉~! +_+

어느 새 Winter Garden을 이렇게 멋진 파티장으로 꾸며 놓았다!!

 


시상식이 모두 끝나자 학생들이 모두 우르르 나와서 먹고 마시는 파티가 시작된다. 마지막 파티라서인지, 학교에서 준비한 음식과 술들이 그간 경험한 다른 여느 파티들보다 훨씬 다양하고 질도 최상급이다. 비싼 등록금이 비로소 아깝지 않아지는 순간이다. ㅎㅎㅎ

 


이제 곧 헤어질 동기들과 아쉬움에 사진 한방이라도 더 찍고, 서로 축하해 주고, 밝은 미래를 기원해 주는 대화가 계속된다. 졸업식은 워낙 정신 없고, 각자 가족들 중심으로 뿔뿔이 흩어지기 때문에, 동기들과의 작별 인사는 이 행사에서 해 두는 게 좋다.

 


꽤 실력 있는 유명 DJ가 계속 음악을 담당한다. 이런 DJ까지 준비한 걸 보니, 학교에서 정말 제대로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내에서 시끄러운 음악과 함께 파티가 계속되는 동안, 바깥 쪽에는 좀 더 조용한 분위기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다. 평소에 별로 친하지도 않고 연락도 안하는 친구라도, 헤어짐은 아쉬운 것 같다.

 


다시 실내로 들어오니, 이제 슬슬 댄스 floor가 발동을 걸기 시작한다.

 







 

이렇게 동기들과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마지막으로 먹고 마시면서 놀다 보니, 파티가 끝날 시간이 다 되었다. 행사가 다운타운이 아닌 메인 캠퍼스에서 진행되는 바람에, 집에 가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학교에선 학생들을 위해 다운타운으로 운행하는 셔틀 버스도 준비해 두고 있었다. (다운타운에 내린 학생들은 또 after party로 밤새 놀았다는 후문도 있다.)

 

졸업 전까지 달력에 예정되어 있던 스케줄이 하나하나 complete 되면서, 2년 간의 즐거웠던 여정도 이제 거의 끝에 달했다. 이제 다음주 기말고사들 보고, 졸업식만 하면 학교도 모두 끝이다. 기말고사의 부담 때문인지 아직은 잘 느껴지지 않지만, 이제는 일상이 되어 버린 정든 이 곳을 떠나는 것이 많이 아쉬울 것 같다.

 

By Ste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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