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19
사흘 전 호텔 생활을 청산하고ㅋ 미국에서 살 집으로 이사했다.
6월 말에 서울에서 가구 등 이삿짐을 미국으로 보내고 그로부터 약 한달 반만에 짐을 받아 입주한 셈이다.
우리가 계약한 집은 콘도미니엄으로 한국의 아파트와 유사한 형태이다. 이삿날 전에 미리 관리실을 통해 화물엘리베이터 사용 날짜와 시간을 예약하는 것도 한국에서 사다리차 사용을 위해 (주로 주차)공간을 확보해 두는 것과 비슷했다.
미국 현지 이사업체와 약속한 시간이 9시 반 경이었으나 업체에서 우리 집 위치를 찾지 못해 약 2시간 가량 시작이 지연될 때부터 한국에서의 이사와 다른 점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는데, 그 중에 으뜸은 이삿짐 박스를 풀어주지 않고 간다는 점이었다.
이미 그 사실을 알고는 있었기에 그나마 침대나 식탁, TV를 설치해주고 간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눈 앞에 수십개의 박스들이 떡하니 버티고 있는 것을 보니 실로 막막하였다ㅠㅠ 거실에도 방에도 부엌에도 빽빽하게 늘어선 박스들의 향연이란...
에베레스트는 그 산이 거기 있으니까 올라야 하고 이삿짐 박스 또한 눈 앞에 있으니 뜯어 헤쳐야만 하였기에 꼬박 이틀을 숨도 안쉬고 박스만 풀다보니 점차 집의 꼴을 갖추게 되었지만, 한국에서 포장이사의 완벽한 풀서비스에 익숙해있던 우리로서는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
풀고 난 박스를 처리하는 것 또한 문제였다. 포장이사의 경우 왠만한 쓰레기는 흔적도 없이 살림살이만 남으니 할 필요가 없던 걱정이었는데, 여기선 가뜩이나 짐 푸느라 힘든 와중에 박스+포장종이를 고이 고이 접어서 정리까지 하려니 이중으로 고역이었다.
뭐 어쨌거나 힘든 시간도 지나가기 마련이고 우리 집도 나름 근사하게 변신해가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끼며 하루에도 기십만원씩 들여 이것저것 사다 나르면서;; 집꾸미기에 여념이 없는 중이다. ㅎㅎ
그런데. 나중에 한국 갈 때도 우리가 이삿짐 박스 포장 해야하는걸까? -_-
by Je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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