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23
한국 문화? 한국 음식?
외국에 다니다가, 주변에서 한국말만 들려도 반갑게 마련이다. 그러다가 한국 음식점을 보게 되거나, 그 안에서 열심히 불고기나 김치를 먹고 있는 외국인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뿌듯해 진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에도 이정도인데, 요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라디오, TV에서 허구헌 날 계속 나오는 걸 보는 느낌은 정말 표현하기 힘들다.
나는 애국자일까? 아님 민족주의자?
아니다. 무슨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려야겠다는 그런 거창한 생각을 가진 사람은 아니다. 다만, 내가 매일 보고, 듣고, 먹고, 노래하는 등 당연한 것들을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좋아할 때 느끼는 쾌감이나 뿌듯함...이게 그냥 좋은 정도일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 미군에 있을 때이건, 회사에서 외국인들하고 일을 할 때이건,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의 음식에 대해 짧은 영어로 설명해 주고자 입에서 밥풀이 튀도록 이야기했다. 되도록 다양한 한국 음식을 맛보여주고자 여기저기 끌고 다녔고, 때로는 집으로 초대해서 먹이기도 했다. 음식이야 말로 가장 거부감 없이 쉽게 문화에 접근시킬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한식의 세계화...비빔밥?
정말 신기한 것은 대부분의 한국 음식에 대해 외국인들이 좋아한다는 것. 이미 많이 알려진 불고기 외에도 다양한 것들을 먹여 봤는데, 의외로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다. 물론, 예의상 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세계적으로 음식이 점점 짜고, 맵고, 달고 등등 자극적으로 되어 가는데, 짜고 매운 쪽으로 한가닥 하는 한국 음식이 먹히는 게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추측도 해 본다. 무엇보다, 이제 중국음식, 일본음식, 베트남음식, 인도음식 등등등 왠만한 것들은 다 세계적으로 유명해 졌고, 계속 새로운 것을 찾다찾다 한국음식까지 온 게 아닐까도 생각된다.
한국음식하면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아는 것은 아마도 불고기일 것이다. 달달하면서도 누구나 먹는 고기로 만들어져서 누구나 잘 먹는다. 전세계 어디엘 가도 한식당엔 최소한 불고기는 판다. 한식의 세계화 하면 불고기가 가장 먼저 떠올랐는데, 비빔밥도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비빔밥 유랑단
비빔밥 유랑단은 비빔밥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각지를 돌면서 시식 행사 등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맨 처음엔 잘 나가는 직장도 때려치고 자비를 들여서 시작했다고 하니, 그 의지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분들이 미국을 돌던 중, 이번엔 시카고에 왔다. 부스의 한국 학생회 초청으로 MBA 학생들을 위한 비빔밥 시식회를 개최하였다.
일단 비빔밥이 뭔지, 왜 몸에 좋은지, 세계적으로 얼마나 유명한지 등등에 대해 소개하는 프리젠테이션을 영어로 해 주고...
본격적으로 시식 행사가 시작된다.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인지, 사전에 등록한 사람만 들어올 수 있게 통제를 했는데도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비빔밥을 시식하러 왔다.
(물론, 한국 학생들은 100% 출석률)
줄을 서서 한명씩 용기에 비빔밥을 받고 맨 마지막에 빨간 소스(고추장), 까만 소스 (간장) 중에 골라서 가져가는 형식...
의외로 많은 외국인들이 빨간 소스를 비벼다가 맛있다면서 먹었다. 한번 먹고 맛있다면서 더 달라는 줄이 다시 세워지는 것을 보고, 비빔밥도 세계 시장에서 먹힐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1) 조리가 간단하고 (Subway 샌드위치처럼), 2) 건강에 좋고, 3) 자기 입맛에 맞게 재료를 넣고 빼면서 customization 가능하고, 4) 소스로 모든 맛을 커버 가능 (맛없어도 소스 맛에 ㅋㅋ)
좋은 일 하는 사람들 덕분에 뿌듯하고 즐거운 행사였다. :)
By Steve
'Steve's Story > Chicago Booth MBA'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 Tech Trek (12/16, 0일차) - Prologue (0) | 2020.02.09 |
---|---|
Halloween Party (0) | 2020.02.09 |
Burning Life! (0) | 2020.02.09 |
Industry Immersion (0) | 2020.02.09 |
Leadership Orientation Retreat (LOR) (0) | 2020.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