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2
Day 7: Quebec City
퀘벡에서 맞는 아침.
우리 여행 일정의 최북동단 끝에 위치한 도시라 그런지, 가을이 빨리 찾아온 모양이다. 다른 도시들은 아직 한여름이었는데, 퀘벡은 이미 초가을 날씨라 아침 저녁으론 꽤 쌀쌀했다. 겨울도 워낙 춥고 길기로 유명한 도시라고 하니, 여름도 짧은가보다.
구 시가지 안에 있던 역사 깊은 학교. (Ecole d'architecture de l'Universite Laval) 이런 곳에 학교가 있다니... 지금도 실제 수업을 하고 있는것 같았다.
퀘벡은 과거 프랑스 및 영국군의 전략적 요충지였다. (프랑스군이 먼저 건설을 시작하고 후에 영국군이 탈취하여 완성) 북아메리카에서 유일하게 성곽으로 둘러싸인 도시인 점도 이러한 이유이다. 아직도 오래된 대포들이 성곽 바깥쪽 강 방향으로 향해 있다.
퀘벡의 구시가지는 upper town과 lower town으로 구분되어 있고 그 사이에 높은 성벽이 가로막고 있다. 사진은 성곽에서 lower town 쪽을 바라본 모습. 뒷쪽에 흐르는 세인트 로렌스 강과 오래된 시가지의 모습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
같은 위치에서 뒤를 싸악~ 돌아보니 보이는 Fairmont Chateau Frontenac 호텔.
저 호텔은 퀘벡의 랜드마크이다. 건물 자체도 엄청 크고 높지만 고지에 자리 잡고 있어서, 퀘벡 어디에서든 저 호텔이 보인다. 덕분에 관광객들이 방향을 잃었을 때 참고하기도 한다. 1892년에 지어졌다는 이 유서 깊은 호텔에서 루스벨트 대통령과 처칠 수상이 2차 대전 때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결정했다고 한다.
일단, 저 호텔은 나중에 가 보기로 하고 눈 앞에 보이는 lower town으로 내려가 보기로 했다. lower town으로 내려가려면 경사가 엄청난 길을 내려가야 한다. (바꿔 말하면 나중에 그 길을 다시 올라와야 한다;;)
그 유명한 퀘벡의 벽화. (Fresco 화)
퀘벡이 겨울에 워낙 추운 탓에 건물마다 북쪽 방향으로는 창을 내지 않았는데, 그래서 비어 있는 북쪽 벽에는 벽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이 유래라고 한다. 사진은 그 벽화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그림인데, 퀘벡 역사에 중요한 실존 인물들 16명이 그려져 있다. (쟈크 카르티에, 사무엘 드 샹플랑 등) 약 3~4층 높이의 거대한 벽에 인물들이 실제 사람 크기로 그려져 있는데, 구도와 원근감 등이 하도 실감나서 실제 이 거리의 모습의 한 장면 같다.
Lower town의 모습.
중세(?) 정도 되는 시대의 유럽 한 복판에 와 있는 것 같았다.
일명 '목이 부러지는 계단'.
쁘띠 샹플랑 거리로 진입하는 입구에 있는 계단인데, 하도 경사가 급해서 여기에서 넘어져서 구르는 사람은 목이 부러진다는 의미로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목이 부러지지 않도록 (-_-;;) 조심조심 내려오니, 쁘띠 샹플랑 거리가 시작된다.
길 양옆에 각종 상점들과 갤러리 등이 모여 있는 거리인데, 볼거리가 많고 건물들이 예뻐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특히 간판들이 참 독특하고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많았다.
쁘띠 샹플랑 거리의 끄트머리 즈음에 또 다른 벽화가 보인다. 마치 저 건물의 내부를 보여주는 듯한 재미 있는 그림이다.
쁘띠 샹플랑 거리의 중간 즈음에는 다시 Upper town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가 있다.
경사를 보니, 이거 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ㅋㅋ
케이블카 안에서 본 풍경.
케이블카를 타고 위에서 내리니 바로 '똬악~' 하고 나타난 Fairmont Chateau Frontenac 호텔. 가까이서 보니 그 위용이 참 대단하다. 막상 내부는 투숙객이 아니면 제한이 많아서 들어가 보진 않았다.
호텔 옆을 돌아 Saint Louis 길을 따라 걸어 갔다. 보이는 건물마다 정말 예술이었다.
원색적인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계속 이어진다. 이러한 건물들을 보는 것이 퀘벡에서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호텔인지 여관인진 알 수 없지만, 간판이 재미 있다.
중간에 약간 길을 잃어서 헤매다보니 이런 성당도 보인다. 구시가지 자체가 별로 크지 않아서 길을 잃어도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길이 구불구불 복잡하고 경사길이 심해서 좀 힘든 면도 있었다.
건물 하나하나가 시카고나 서울에 갖다 놓으면 유명한 구경거리가 될만큼 독특하고 멋있었지만, 하도 이런 건물들로만 도시 전체가 이루어져 있다보니, 그리 특이해 보이지도 않았다. 음...빨간 지붕에 유럽양식이라... 이정도면 진부하군 ㅋㅋ
성벽의 문을 통해 잠시 신시가지 쪽으로 나가보니,
요렇게 아담한 분수가 바로 앞에 있고...
그 건너편에 위용을 드러낸 Parliament Building. 퀘벡주의 의사당이다. (사진이 삐뚫;;;)
건물 외부에는 퀘벡의 주요 인물 22인의 청동상이 장식되어 있다.
건물 정면에는 'Je Me Souviens' (나는 기억한다) 라는 말이 새겨져 있는데, 이 말은 퀘벡 주의 모든 자동차 번호판에도 새겨져 있을 정도로 퀘벡의 유명한 구호이다. 즉, 그들은 자신들이 프랑스인임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문화와 언어에 대한 자부심이 참 대단하다.
퀘벡 주의 깃발에도 프랑스의 상징인 백합 문양이 들어가 있다. 과연 그들은 언젠가는 캐나다로부터의 독립을 쟁취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얻는 게 무엇일지...?
다시 구시가지로 들어와 조금 걷다 보니, Citadelle de Quebec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온다. 과거에 프랑스군과 영국군의 중요 군사적 요새였던 곳이다. 이곳에는 현재에도 일부 군인들이 주둔하고 있어서 주변에 군복 입은 사람들이 종종 보였다.
사진처럼 들어가는 초입부터 구불구불한 미로를 통과해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문을 닫는 시간이라 내부는 볼 수 없었다. 이런... 5시에 벌써 문을 닫다니... 해는 아직 중천이건만...
재미 있는 것은 아직도 영국 근위병 복장의 병사들이 입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자치국이긴 해도, 캐나다가 공식적으로는 아직 영국의 연방이라는 것을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하다. 독립을 소리 높여 외쳐대는 퀘벡 한복판에서 영국의 모습이라니... 참 아이러니 하기도 하다.
옆에 가서 사진을 찍어도 이 병사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설마 팁을 달라고 하진 않을거 같아서 맘 놓고 몇 장씩 찍어댔다. ㅋㅋ 한 겨울이라면 몰라도 이 여름 날씨엔 저 모자는 정말 버거워 보였다...
Citadelle 을 둘러싸고 있는 외곽의 성곽 위는 사람들의 산책로로 인기 많은 곳이다. 우리는 그 길을 따라 다시 구 시가지의 중심 방향으로 걸어 봤다.
조금 걷다 보니, 눈 앞에 이런 멋진 광경이 펼쳐 진다. 풍경+햇살+공기가 너무 좋아 기냥 잔디에서 구르고 싶다. ㅋㅋ
퀘벡(Quebec) 이라는 이름은 참으로 불어 같은데, 알고 보니, 이 지역 인디언 말로 '물이 좁아지는 곳'을 뜻하는 말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맥도날드나 서브웨이 마저도 상점 간판에 자신들 고유의 브랜드 모양을 버리고 도시에서 정해준 간판 모양을 해야 하는 도시 퀘벡. 그러한 노력이 있기에 도시 전체가 마치 유럽의 민속촌인 것처럼 과거의 모습이 잘 간직되어 있지 않나 싶었다.
By Ste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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