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ve's Story/Chicago Booth MBA

2012 Tech Trek (12/18, 2일차) - Google, Apple, LinkedIn, Intuit 본사 방문

시카고 커플 2020. 2. 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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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2. 18

 

드디어 테크 트랙의 두번째 날.

개인적으로 오늘이 가장 기대되는 날이다. 구글과 애플을 방문하는 날~!

 

어제 시애틀에서 날라온 여독이 풀리기도 전에 오늘은 4개 회사를 돌아야 한다. 아침 일찍부터 6~7대의 밴에 나눠 타고 출발. 사실 일찍 출발하는 건 일정 때문이기도 했지만, 출근 시간에 샌프란시스코 및 Bay Area 의 주요 도시들을 연결하는 101 고속도로의 교통 정체가 매우 심하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San Mateo라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곳에 숙소를 잡았는데, 우리가 트랙 기간동안 방문할 회사들이 샌프란시스코가 아닌 팔로알토 남쪽의 도시들에 있기 때문이었다.

 


오늘의 첫 방문 회사인 Google.

때마침 날씨마저 화창했다. 입구에서부터 '우와' 탄성이 나오는 모습이었다. 건물 외부는 넓은 잔디밭과 곳곳에 예술 작품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건물들도 똑같은 건물이 하나도 없이 매우 특이하고 멋있었다. 마치 미술관과 리조트를 합쳐 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곳곳에 다양한 종류의 음료들을 넣어둔 냉장고들이 눈에 띄었는데, 아무나 무료로 먹을 수 있게 해 놓았다. 오히려 일하는 직원들은 무관심한 듯 했는데, 우리는 마치 이게 무슨 대단한 음료라도 되는 양 저마다 하나씩 집어 들었다. 하지만 그냥 물이었다. -_-;; 약간의 과일향이 가미된 맹물...

 


내부에 약간 전시관처럼 해 놓은 공간. 건물 안에서는 어딜 가나 상당히 독특한 인테리어가 보였다. 가만히 있어도 창의력이 마구 샘솟는 듯 했다. (저 위에 벽에 문달린 곳이 실제 사무실이다.)

 


정말 10미터마다 하나씩 보였던 간이 스낵 코너.

직원들이 언제든지 요기할 수 있도록 간단한 스낵과 과일, 음료, 커피 등을 항상 구비해 놓고 있었다. 물론 무료이다. 이런 스낵 코너가 한 건물에도 몇 개씩 보였다. 종류도 매우 다양했다. 아침 일찍 나오느라 아침 식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던 우리는 자유롭게 이용하라는 인솔자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닥치는 데로 먹어댔다. ㅋㅋㅋ

 

구글의 사내 식당에서는 맛있고 다양한 음식들을 항상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 트랙 방문 때는 식사를 하진 못했지만, 나중에 개인적으로 여기에서 일 하시는 한국분을 만날 기회가 있어서, 그 분 덕에 식사도 해 봤다. 아주 일반적인 햄버거, 피자에서 시작해서 인도식, 일본식, 중국식, 멕시코식 등등등 정말 다양한 음식들을 부페식으로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다. 음식의 맛과 퀄리티는 기본적으로 매우 훌륭한데 더 놀라운 건, 이런 식당만 17개가 있댄다 -_-;;; 그것도 전부 각각 다른 식당들이... 여기서 일하면 반드시 살이 찔 것 같았다.

 


구글의 업무 환경에서 유명한 또 한 가지는, 자유롭고 즐거운 놀이터 같은 업무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내부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많이 찍진 못했지만, 곳곳에 다양하고 재미 있는 구조물이나 장난감들이 많이 보였다. 위 사진은 놀이동산 같은데 보일 법한 장치인데, 중간에 운전대 같은걸 빙글빙글 돌리면 위에서 공이 하나씩 떨어지는데, 각각의 공마다 다른 경로를 거쳐서 아래까지 도달한다.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재밌는 장치였다.

이렇게 직원들의 편의와 복지를 위해 막대한 돈을 들이는 회사가 돈도 잘 벌고 있다니, 참 신기했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이익'이 먼저가 아니라, '사용자들의 편익'을 먼저 생각해서 일을 벌리고, 그러다가 사람들이 좋아하기 시작하면 돈이 자동적으로 벌리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구글의 힘과 철학이 이런 직원 복지와도 잘 맞물리는 것 같았다.

다음 방문 회사인 애플.

기대했던만큼 실망이 매우 컸던 방문이었다. 이 겨울 방학 시즌은 많은 MBA 학교들에서 회사 방문을 하는 시즌인데, 보통 회사들이 각각의 학교마다 별도의 세션을 잡고 그 학교 출신 직원들을 대동해서 네트워킹도 하고, 건물 여기저기 투어도 해 주는 등 극진히 대접해 주는 모습을 보인다. 미래의 고객이자 직원일 수 있는 사람들이니... 반면, 애플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회사답게 행동했다. Booth, Kellogg, Anderson 3개 학교 학생들을 거대한 강당에 모아 놓고, 우리는 소비자가 좋아하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이니, 올 사람은 와라 라는 메세지의 짧은 프리젠테이션으로 모든 것을 마무리지었다. 건물 투어도 없었다;;

애플은 미국 기업답지 않은 수직적 기업 문화와 강도 높은 업무량으로 유명하다. 앞에서 발표하는 사람이 자신이 겪은 일화를 기업 문화를 보여주는 예라면서 자랑스럽게 얘기하는데, 중국 시장에서 무슨 문제가 발생했을 때, 중국 시장 담당 임원이 사람들 보는 앞에서 사장한테 당장 출장 가라는 명을 받고 바로 밤에 출발해서 몇 개월동안 문제 해결될 때까지 있다 왔다는 얘기였다. 한국에서 일할 때 하도 많이 겪은 일이라 나는 오히려 담담했는데, 옆에 미국애들은 놀라워 하면서 절대로 이 회사에 일하고 싶지 않아 하는 눈치였다. 저런 이야기를 왜 했을지...

 

애플을 방문한 시간은 점심 시간이었다. 애플이 요즘 한창 많은 이익을 내고 있기에 다들 쉬쉬하면서도 조용히 내심 기대를 했건만,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덜렁 생수와 사과였다.

 

사과~!!!

애플~!!!

사과는 영어로 애플~~!!!

이것들이 장난하나 -_-;;; 누가 사과가 애플이라는 걸 모를까봐 이랬나...

 

통상 회사마다 커피를 비롯 간단한 다과를 준비하는데, 누가 인사 담당자들 앞에서 국물 뚝뚝 흘리면서 사과를 베어 먹고 싶겠는가...사과 집어 먹는 사람 거의 없었다.

결국 점심은 쫄쫄 굶고 다음 회사로 출발.

 


다음 회사는 링크트인.

Social Network 서비스이긴 하지만, 자신의 학력과 직장경력 등을 올려 놓으면 전 세계 각종 리크루터들이 정보를 보고 연락할 수 있는 형태의 career 중심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다. (솔직히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음.)

 

들어가는 찻길 초입에서부터 우리를 반기는 화살표가 안내해 주고 있었다. 메인 건물에 도착 후 2층에 대강당 같은 곳에 들어가니, 이미 뷔페식으로 간단한 음식 등을 차려 놓았다. 게다가 자리마다 마우스 등 각종 선물이 든 보따리가 놓여져 있었다. 애플에서 냉대 받다 온 터라 다들 갑자기 링크트인에 대한 호감도가 확 상승하였다.

 


링크트인에서 준 선물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선물.

개개인의 링크트인 계정에 연결된 인맥들을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맵을 개인마다 하나 하나씩 인쇄해서 줬다. 일단 선물에 내 이름이 적혀 있어서 놀라웠고, 펼쳐 보니 내 인간 관계가 촤악 있음에 감동이었다. (위 사진은 예를 들면, 가운데 내 이름이 있고, 빨간색은 직장 인맥, 파란색은 MBA 학교 인맥 이런 식) 이거야 말로 자기들의 회사의 핵심 제품을 이용해서 돈 안들이고 방문하는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좋은 선물 아이디어인 것 같다.

 

이어서, 링크트인 사무실을 쭈욱 둘러 봤는데, 여기도 유명한 IT 회사답게 매우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이다. 곳곳에 만화 캐릭터나 영화 피규어, 포스터, 장난감 등이 있고,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갑자기 공도 던지고 받고 탁구도 치고 게임도 한다. 정말 특이했던 건, 사무실에서 술을 마시는 걸 허용한다는 것이었다. -_-;; 실제로 사무실의 자리마다 각종 위스키, 보드카, 맥주 등등 술병들이 반쯤 빈 채 놓여져 있었는데, 이래 가지고 일이 될까;; 설마 업무 중에 마시진 않겠지...(근데, 마실 것 같았다)

 

오늘의 마지막 방문 회사 Intuit.

미국 시장에서만 장사하는 회사라서, 우리 나라 사람들은 잘 모를 것 같다. 나도 방문하기 전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는데, 조사해 보니, 미국의 tax, payment 관련 SW 분야에서 1위랜다. 대체로 중소기업 상대로 많이 영업하는 것 같았다. 세제나 영업 형태가 워낙 우리 나라와 달라서 설명을 들어도 이들이 뭐를 하는지 정확히 이해가 가진 않았다. 하지만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가지고 상당히 선전하고 있는 알짜 회사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Intuit에서 준비한 음식과 와인 등을 먹으면서 직원들과 네트워킹 행사를 가진 후, 다시 밴을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에는 이 곳 Bay Area에 일하고 계시는 한국분들과 만날 기회가 있어서 갔다 오니, 밤 11시. 이날도 거의 쓰러지다시피 잠이 들었다.

 

By Ste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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