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ami Trip

[Miami 여행 6] 배 위에서의 일출 & 하선 (Norwegian Sky 넷째날 + 다섯째날)

시카고 커플 2020. 4. 12.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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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5

 

크루즈 넷째날.

 

바다 위에서는 일출과 석양을 모두 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기상악화와 늦잠 등으로 인해 일출을 한번도 보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오늘은 일출을 보기로 작정하고 새벽같이 일어나 배의 맨 꼭대기 층으로 갔다. 

 


어느쪽이 해가 뜨는 동쪽인지는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ㅎㅎㅎ 이른 아침부터 해가 뜨는 방향에는 수십명의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진을 치고 있었다. 그런데, 신기한 건, 모인 사람들의 90% 이상이 동양 사람들이다. 한국, 중국, 일본 등 일출에 큰 의미를 두는 건 동양사람들 뿐인가보다.

 


드디어 뭔가 어스름하게 밝은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하고...

 


드디어 해가 빼꼼 보이기 시작하자, 모인 사람들도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며 술렁이기 시작한다.

 




다행히 날씨도 맑아서 멋진 일출을 볼 수 있었다.

 



새해에 동해바다 일출도 한번 본 적 없는데, 크루즈에서 맞는 캐리비안의 일출은 감회가 새로웠다.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다.

 

 

크루즈의 마지막 날인 오늘은 Freeport라는 곳에 정박할 일정인데, 우리는 내리지 말고 그냥 배 위에서 쉬기로 했다. Jenny는 어제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고 열도 나고 해서 준비해 간 감기약의 기운을 빌릴 수 밖에 없었기에 주로 방에서 쉬고, 나는 방과 풀 사이드 등을 오가면서 배 위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식사 시간은 놓치지 않고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ㅎㅎ 마지막날 즈음 되니, 이제 슬슬 음식도 지겹기 시작하고, 부페에서 원하는 음식만 소량으로 골라 먹기 시작했다.

 


우리가 크루즈 내내 가장 많이 애용했던 11층 부페. 메뉴도 가장 다양하고, 무엇보다 원하는만큼 덜어다가 아무데나 앉아서 먹을 수 있어서 편하고 좋았다. 종종 중국 음식, 인도 음식처럼 밥을 위주로 먹는 메뉴도 나와서, 우리 입맛에도 괜찮았다.

 





디저트 코너는 정말 다양하고 먹을만 한 게 많아서 유혹을 이겨내는 게 힘들었다. ㅋ

 

Freeport 는 이름처럼 자유 무역항이다. 관광객을 위한 해변이나 리조트보다는 컨테이너들을 싣고 내리는 항만 시설들이 많이 보여서 낫소와는 대조적이었다. 한마디로 별로 크루즈선에서 내리고 싶지 않게 생겼다. ㅋㅋ

 


마지막날 밤의 쇼는 라스베가스를 배경으로 하는 내용이었다.

 





 

 

다섯째 날.

 

드디어 배에서 내리는 날이 밝았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이미 배는 마이애미 항구에 정박해 있다. 이제 아침을 먹고 9시까지 나가주면 된다. 아침 일찍부터 아침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로 식당은 많이 붐볐다. 마지막 '공짜' 식사이니, 꼭 먹고 나가야 한다. ㅎㅎ

 

다행히도 Jenny의 상태는 약 먹고 쉰 덕분인지 많이 나아져 있다. 우리는 짐을 챙겨서 많은 사람들이 붐비기 전에 일찍 배에서 내렸다. 마이애미 포트에서 간단히 입국 심사를 하면 밖으로 나올 수 있다. 이제 정말 육지로 돌아온 것이다. ㅎㅎ 나는 괜찮았는데, Jenny는 빙글빙글 계속 배 위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택시를 타고 마이애미 공항에 도착하니, 오전 9시. 여행 2개월 전 예약해 놓은 시카고행 비행기표는 오후 3시 30분 출발이었다. 크루즈가 처음인지라 경험이 없어서, 도착하는 날 공항까지 가서 비행기 타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릴 줄 알고 여유 있게 비행기 시간을 잡은 것이다. 이렇게 신속하게 배에서 내리게 될 줄도 몰랐고, 항구랑 공항이 이렇게 가까운 줄도 몰랐다.

 

항공사 카운터에 가서 이보다 이른 시각 비행기 편으로 바꿀 수 없는지 문의해 보니, 10시반, 1시반 비행편이 있는데, 바꾸려면 150불을 더 내라고 한다. ㅠ.ㅠ 정말 고민이 많은 고민 끝에 우리는 공항에서 6시간을 더 기다린 후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이렇게 막판까지 깨알 같은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시카고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시카고에 돌아와서 매서운 겨울 바람을 얼굴에 맞으니, 마치 며칠 간의 꿈에서 깨어난 기분이다. 무릉도원에서 뛰놀던 꿈에서 깨어나 냉혹한 현실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태어나 처음 해 본 크루즈 경험. 과연 명성 답게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다. 우리가 탔던 Norwegian Sky 호는 승객 2천명 + 크루 1천명 = 총 3천명 정도가 타는 큰 배였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이 배가 마이애미에서 출발하는 배들 중에 작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이 정도가 작은 배라고 하니, 나중에는 더욱 큰 배를 타 봐야겠다.

 

By Ste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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